본문 바로가기
일상

EBS의 가만히 10분 멍TV.신박한 편성

by 청향 청향 정안당 2020. 10. 24.

요즘은 특히 나에게 말한다.
지금쯤 쉬라고..
지금은 잠시 쉬어가라고..
지금은 잠시 내려놓으라고..
아무 생각 말고 모든 것을 접어두라고..
아니면 나 스스로 그러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는 혼란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기엔 머릿속이 어지럽다.
드라마조차 잘 보지 않는 내가 생각 없이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언젠가부터 딱히 TV 드라마도 꾸준히 보는 것이 없으니 리모컨을 돌려도 이야기가 연결되지 않으니 집중되지 않는다.
언제부터 100이라는 숫자를 넘길 정도로 채널들이 이렇게도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채널을 계속 리모컨을 눌러댄다.
늦은 밤에 블로그를 쓰는 습관이 생겨 블로그 포스팅조차도 하기 싫은 날은 집중하지 못하고 내 손에 쥐어진 리모컨만 누르는 이상한 버릇이 요 며칠 계속되다 우연히 조작하던 내 손을 멈추게 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오늘도 그 프로그램을 기다리다 방송되어야 할 시간인데도 나오지 않아 편성표까지 뒤지는 수고를 했다.



오늘은 금요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한다는군.

 

아주 신박한 프로를 EBS에서 만들었다.
'가만히 10분 멍 tv'이다.
자막도 없다, 있다면 장소만 알려주는 정도다.
사회자도 없다. 출연자는 더더욱 없다.
그래서 좋다.
오로지 자연의 소리만 있고 영상만 있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그리고 구름이 있거나 사찰의 적막함이 있다.


이 얼마나 신박한 프로인가?
짧지도 길지도 않는 10분 동안 오로지 TV 영상에만 몰입한다.
아니 몰입이 라기보다는 가만히 멍 때 리기다.

가만히 생각 없이 갈대네?
하면 갈대에 바람 스치는 소리로 바람이 많이 부는구나 싶으면 바람이 잦아들거나
꽃바구니에 꽃 꽂는 동작만 나오거나
저 멀리 강 위에 고가다리가 있고 다리 위에 어쩌다
자동차가 쏜살같이 내달리는,
강물 위에 잔잔히 흐르는 적막을 삼키는 물소리.
그러다 까마귀가 적막을 깨우는 자연의 흐름을 그야말로 가만히 보여준다.



얼마 전에부터 보게 된 프로지만 늦은 밤, 12시 45분.
나는 이 시간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냥 멍하니 본다.
명상 아닌 명상의 시간을 주는 이 프로가 어떤 행위를 강요받지 않아 좋다.
그냥 나는 멍 때리며 영상만 보거나 말거나 그냥 듣거나 하면 된다.
생각 없이, 깊이 없이,
떠들거나 웃거나 슬프지 않아 좋다.

지금은 그렇게라도 쉬라고 한다.
지금은 그렇게라도 내려놓고 털어내라고 한다.

당분간 매주 월요일~목요일 ebs1 12:45.
ebs2 12:20 가만히 10분 멍 tv를 애정 할 것 같다.

늦은 밤 잠못이루거나 생각 없이 멍 때리고 싶으면 tv 켜
ebs방송을 보시라 권한다.
금요일 늦은 밤 방송이 없는 날 아쉬움에 포스팅하면서 잠자리에 든다.

댓글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