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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읽으며

by 청향 정안당 2020. 9. 23.

샐리 티스데일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실질적 조언 이라는 부제로 출간된 책으로

2018년 뉴욕 타임즈 평론가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다.

책의 제목에서 알수있듯 이책은 누구나 피할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고찰이다.

딸이 몇권의 책을 중고서점에서 구입해 책상에 올려 놓은 책중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엄마가 읽을 만한 책도 삿다며 시집을 좋아하는 내게 시집 사지말라 하던 딸의 얘기가 생각난다.

명절마다 벌초하러가는 남편에게 우리는 벌초하는 일까지 자식에게 물려주지 말자고 하는 말을 듣는 딸이 

아마도 책을 보는 순간 엄마가 생각난걸까?

나이를 먹는다는건 죽음에 가까이 간다는 것과도 같다. 가는건 순서가 없다고는 하지만 삶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만큼 생의 마지막 가는 길과도 가깝다는건 부인할수없는 일이다.

요즘은 무언가를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말자는 주의가 되어가는 모습을 스스로 느낀다.

있는 것도 정리해야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으니 꼭 필요하지 않으면 집안으로 무언가를 들여

우리가 먼길을 떠난 후 자식들이 정리하는 수고로움을 주지 말자고 남편에게도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이 책을 마주하며 작가가 말하는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것을 마주해보려고 한다.

푸시카트 문학상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상 수상자인 샐리 티스데일은 완화의료팀 간호사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임종에 대해 얻은 경험과 지식을 솔직하고 명쾌하게 서술한 책을 덤덤하게 마주하려 한다.

이 책은 이제 막 읽기 시작했다. 

다 읽기도 전에 책을 소개하는것은 책을 펼치는 순간 작가가 말하는 죽음에 대한 솔직한 표현들이

처음에는 거북하기조차 하다.

너무 리얼한 표현이 불편하면서도 담담하게 읽으려 하는건 누구나 맞이할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고

내가 마주해야할 어느날의 순간이기도 하기때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책은 시작한다.

 

지금 당장 머릿속에 당신이 원하는 임종 장면을 떠올려보라

장소는 침실도 좋고 호젓한 산속이나 멋진 호텔도 좋다.

뭐든 원하는 대로 상상하라.

계절이나 시간은 언제가 좋은가?

여름날 싱그러운 잔듸에 누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죽고 싶다면 

그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안락한 침대에 누워 모차르트 또는 비욘세 음악을 들으며 죽고 싶을 수도 있겠다.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

아니면 누군가의 손을 잡은채 눈 감고 싶은가?

아니면 샤넬 NO.19?

눈을 감아보라.

잔듸의 파릇파릇함을, 

실크 시트의 부드러움을 느껴보라.

엄숙하게 흐르는 선율에 귀를 기울여보라.

어깨춤이라도 살짝 춰보라.

빵 냄새를 맡아보라

뭐든 상상해보라.

 

이 순간 나는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읽는 분들도 느껴보시라.

깊은 생각에 잠겨 책장을 덮고 여기까지만 첫날은 읽었다.

내가 느끼는 어쩌면 공포? 어쩌면 두려움을 느끼며 죽음앞에 비교적 의연하리라는 생각이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에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다시 한번 포스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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