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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옥천 이지당, 비오는 날의 풍경

by 청향 정안당 2020. 9. 14.

옥천에서 일을 마치고 오랫만에 나들이니 볼일만 보고 집으로 가긴 미련이 남아 옥천 가볼만곳을 검색해서 찾아간 이지당.
얼만전 왔던 부소담악과 지근거리였는데 그땐 왜 못찾았는지 이지당을 찾아간다.
마을 어귀 주차장에 차를 대니 오락가락 하던 비도 그쳐준다.

이지당 가는 길

이런 데크길을 따라 들어가면 초록초록한 이끼가 소복하게
언덕을 덮고 한쪽으로 소옥천의 물흐르는 소리가 제법 운치있는 멋진 길이 펼쳐진다.

옥천 이지당


이지당은 조선시대의 서당이다.
조선 중기 성리학자인 중봉조헌이 후학을 교육하던 서당으로 각신동에 있어 각신서당이라고 했으나 후에 송시열이 '산이 높으면 우러러 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뜻의 문구에서 끝의 '지 (止)자를 따서 이지당이라고 고쳐 불렀다.


조헌은 호는 중봉이며 시호는 문열이다.
이이의 학운을 계승 발전시켰으며 이이의 문인가운데서도 뛰어난 학자였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규합하여 영규대사의 승병과 함께 청주를 수복하는 공을 세웠다.
그러나 그후 금산싸움에서 순국하였다.
조헌과 이지당의 역사를 살펴보며 한가로이 이지당 앞마당을 걸어 본다,

이지당 

지키는이 없는 이지당에서 소옥천을 흐르는 물소리와 고즈넉한 시골의 여유로운 풍경이 한없이 평화롭다.
옥천하면 시인 정지용의 향수가 생각난다.
울 남편이 좋아하는 향수를 읆조려본다.

 

향수

     -정지용-

넓은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이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게를 돋아 고이시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이지당을 알리는 현판이 각신서당 현판과 같이 걸려있고 창호지가 붙어 있는 문틀은 참 소박하다

 

이지당은 우리나라 한옥이 그러하듯 나무의 생김 그대로를 살린 것처럼 이지당도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살려 건물을

지었다.

모나게 깍지 않아 예쁜 기둥, 누각 아래에서 나무의 생김을 상상 해 볼 수 있는 울퉁불퉁 나무, 그리고 정면으로

보이는 벽 위에 턱 올려 놓은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차라리 애교스럽다.

이지당 건물은 목조6칸의 강당과 누각으로 되어있는 작고 아담한 건물인데도

전혀 작거나 아담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이지당 앞으로 흐르는 소옥천을 연못처럼 끌어

안아 앞이 탁 트인 때문인지 이지당은 제법 무게감있고 의연하다.

어떻게 보면 건물하나 달랑 있는 이곳이 무어라 문화재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나는 이곳이 너무 좋은 이유는 한옥 건물이 주는 안온함과 따뜻함이 있고 앞이 탁 트인 공간이

마음의 평온함이 주어 좋다.

한참을 머무르며 이지당에서 여유를 부리다 돌아서 오는 길은 울 딸이 키우던 이끼를 내가 며칠전

다 저 세상으로

보내버려서 인지 초록초록한 이끼가 눈에 한가득 들어온다.

 

초록초록한 이끼를 벗어나니 어느집 텃밭인지 노랗게 농익은 늙은 호박이 밭에 뒹글고 있어 정스러운 시골의 풍경이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허기지니 옥천 맛집을 검색해 금강올갱이집을 찾아 나선다.

도회지에선 올갱이라고 하면 잘 모르는데 다슬기를 충청도에서는 올갱이라고 한다.

된장에 아욱 넣고 올갱이가 인심좋게 소복히 얹어 나오는 올갱이는 시골에서만 맛볼수 있는 푸짐함이다.

옥천 금강 올갱이
올갱이가 푸짐하다.

옥천 여행을 계획 중이시면 얼마 전에 포스팅한 부소담악과 화인산림욕장 그리고 다음에 포스팅하려고하는

운무대가 있는 용암사를 보신 후 여정이 되면 이지당도 한번 보시기를 추천해본다.

CNN이 선정한 일출의 명소인 운무대가 있는 용암사를 다음에 포스팅하려고 한다.

일정이 일출을 찍지는 못했지만 용암사가 천년고찰인지라 나름 볼거리가 있는 곳이라기에

이지당을 보고 용암사로 이동했다.

용암사는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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