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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용암사, 옥천 여행에서 만난 천년 고찰.

by 청향 정안당 2020. 9. 16.

옥천 농장 방문을 핑계로 이지당을 거쳐 점심으로 올갱이국을 먹고 일출과 운해로 유명한 운무대가 있는 옥천 용암사로 향했다.
이른 새벽에 가야 만날수 있는 운무와 일출은 꿈도 못 꾸는 시간대이지만 조용한 사찰을 돌아보는 것도 좋아하는지라

용암사에 도착했다.
용암사는 옥천 삼청리 장령산 기슭에 고즈넉히 자리 잡고 있어 꼬불거리는 산길을 오르다 보면 사찰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산속 깊이 자리잡은 용암사에 오르니 옥천읍이 한눈에 들어오고 운무가 덮이면 저 멀리 보이는 산맥으로 운무가 가득하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며 조용히 경내로 들어선다.

옥천 용암사

 

용암사 경내 입구

우린 절대 저 계단으로는 안 가지.
돌담을 빙돌아 가면 계단 없이 경내로 들어선다.

용암사는 신라 의신 대사가 세윗다고 전해지는 사찰로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이다.
외적에 의해 파괴되었던 사찰은 지금은 대웅전, 천불전, 요사채와 보물인 쌍삼층 석탑과 충북 문화재인 마애불상이 있다.
천축에 갔다가 귀국한 의신대사가 552년에 창건하고 경내에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용암사라고 지었다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파괴되어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한다.

경내로 들어서니 법종각이 보이고 맞은편 산아래 옹달샘 같은 약수터가 보여 우리는 쪼로로 약수터 먼저 찾아간다.

작은 옹달샘 천장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고여 아주 작은 샘을 만든다.
너무 예뻐.
옆으로 난 계단을 밞고 올라가면 조금 더 큰 옹달샘이 나오는데 그곳은 석빙고? ㅎㅎ

깊은 산속에서 내려오는 저 맑은 물이 생명수다.
대웅전 안에는 아미타여래를 모시고 있다는데 법당은 코로나로 눈치 보며 들어온 경내라서 감히 기웃거리지도 못하고

대웅전 옆으로 난 계단을 올라간다.

이 계단을 계속 오르다 보면 사진작가들이 수없이 오르고 내렸을 운무대가 나오리라.

구름이 춤추는 곳, 용암사 운무대라는 이정표가 그 길을 안내한다.
운무대에서 바라보는 운해와 일출은 미국 CNN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 중 하나라고 한다.
운무와 일출의 오묘한 조화를 담고 싶으신 분들은 환절기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한 이른 봄과 늦가을이라고 하니 잘 기억하셨다가 오시길...
운무대로 올라가는 계단은 그리 가파르지 않다. 아직은.
우리의 일정은 대웅전 뒤로 보이던 바위까지 만 이기에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 느긋하게 저 멀리 보이는 옥천읍도 보고 운무 낀 그림도 그려보며 그렇게 유유자적이다.

어쩌면 계단은 파릇한 이끼가 수놓은 듯 예쁘다.
오늘은 이끼를 실컷 보는 날이다.
담엔 저 이끼 보여주러 딸을 데리고 와야 하나 하면서 오르니 옥천읍이 환하게 보인다.
전형적이 농촌 모습이 그지없이 평화롭다.

충북 유형 문화재인 마애블이 커다란 바위에 부조되어있다.
연화대좌 위에 서있는 마애불은 고려 중기 작품으로 마의태자가 신라 멸망을 통탄하며 유량 하던 중 이곳에 머물다가

떠나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여기서 소원을 빌면 안 이루 지는 게 없다는데 우린 기회를 놓쳤다. 그걸 이제야 알다니 여행의 준비는 언제나 2%가 부족해서 아쉽다.

마의태자설이 깃든 마애불.

마애불은 바위 중간쯤 새겨져 마치 공중에 떠있는듯 하다.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위엄 있어 보인다. 아니면 근엄함?
용암사 마애불의 광배(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
가 남아있는 마애불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오르던 길을 다시 내려온다.
이제 경내 가운데 있지 않고 한쪽 산기슭에 있는 쌍삼층 석탑으로 발길을 옮긴다.

용암사 동,서쌍삼층석탑

용암사 삼층석탑은 고려 시대에 조성된 석조 불탑으로 동ㆍ서로 나란히 서있는 기단 위 3층의 탑신을 거의 체감 없이

비슷한 비율로 올린 특이한 형태이다
보물 제1338호인 석탑은 꾸밈없이 한쪽 산기슭에 서있는 모습이 용암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탑에서 왠지 민초의 모습이 생각나는 나는 문제적 여자일지도 모른다며 웃어본다.
이렇게 옥천 여행은 막을 내린다.
조만간 다시 올 메타세쿼이아가 아름다운 화인 산림욕장을 기약하며 오늘은 여기서 옥천 여행을 마무리한다.
옥천 용암사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 산 51ㅡ1.
주차는 용암사 입구까지 승용차는 들어올 수 있다.
운무대 입장료는 따로 없다.
멋진 운무와 일출을 구독자님들의 사진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여명을 본다는 건 멋진 일이지만 새벽잠을 설치며 무리하게 산을 오를 순 없는 내 무릎 탓에 아쉬움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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