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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 빨간드레스

by 청향 정안당 2020. 7. 27.

오래전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었던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류시화 님이 옮긴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빨간 드레스를 옮겨 본다.

그때는 그냥 지나갔거나 지금은 시간이 지나 잊혀진 글들은 다시 한번 꺼내 보는 시간은

나름 의미있고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건 벌써 20년이 훌쩍 지났으니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는 또한 그만큼 세월을 먹었다.

요즘은 애들이 다 성인이 되고 떠난 서재에서 큼큼한 냄새나고 누렇게 바랜 종이 냄새를 맡으며 오래전 책을 꺼내보는 재미에 빠져서 한가로울 때 차 한잔 내려 책에 묻은 먼지 호호 불면서 차 한잔 내어 읽어보는 멋을 부려 본다.

 

빨간 드레스

엄마가 임종의 자리에 누워 계시는 동안 

엄마의 빨간 드레스는

옷장 속에서

엄마가 평생  동안 입고 다닌 낡은 옷들 사이에 

깊이 베인 상처처럼 걸려 있었다.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달려가 엄마를 보았을 때

난 엄마가 얼마 못 사시리라는 걸 알았다.

 

옷장에서 그 드레스를 보고 내가 말했다.

"엄마, 정말 예쁜 옷이군요.

엄마가 이 옷을 입으신 걸 한번도 못 봤어요."

 

엄마가 말씀하셨다.

"난 그 옷을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단다.

이리 와서 앉아라, 밀리.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할 수만 있다면 너에게

한두 가지 교훈을 들려 주구 싶구나."

 

나는 엄마의 침대 곁으로 가서 앉았다.

엄마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나서 말씀하셨다.

"이제 난 머지않아 세상을 떠날 거다.

그래서  어떤 사실들을 보다 분명히 볼 수 있지.

난 너에게 나쁜 걸 가르쳤어."

 

"그게 무슨 말씀 이세요, 엄마"

 

"난  늘 생각했다.

좋은 여자는  자기 차례를 내세우지 않는다고.

언제나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고.

언제나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걸 먼저 하고

자신에 대해선 맨 나중에 생각해야 한다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차례가 오겠지,

하고 나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런  때는 결코 오지 않았어.

내 인생은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네 아버지를 위해 일하고

네 오빠들과 언니들, 그리고 널 위해 일했지."

 

"엄마는 정말 엄마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셨어요."

 

"밀리야, 그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

너희를 위해서도, 네 아버지를 위해서도.

그걸 모르겠니?

난 가장 나쁜 짓을 했단다.

내 자신을 위해선 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어.

저쪽 방에 계시는  네 아버지는 

지금 걱정이 돼서 벽을 바라보고 앉아 계신다.

의사가 아버지에게 소식을 말했을 때

네 아버지는 슬픈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떨면서 말했지.

'죽으면 안 돼, 여보 내 말 들려?

당신이 죽으면 우린 어떡하라구!'

 

'우린 어떡하라구?'

내가 떠나면 물론 힘들겠지.

네 아버지는 너도 알다시피 후라이팬 하나도 찾지 못할 거야.

 

그리고 너희들..... 난 어딜 가나 너희들 모두를 위해 무료 봉사를 했다.

난 가장 먼저 일어나고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들었지.

일주일에 칠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밥을 해야 했어. 그러면서 나는 가장 적게 먹었다.

 

난 이제 네 오빠들이 자신의 아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본다.

그걸 보면  난 속이 뒤집힌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그것을 가르친 건 나였고 그들은 그것을 배웠으니까.

그들은 여자란 봉사할 때를 제외하고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배웠으니까.

내가 저축한 돈은 한 푼도 남김없이 너희들의 옷과 책을 사는데 들어갔다.

그것들은 꼭 필요한 것들도 아니었어.
난 나 자신을 위해  뭔가 아름다운 것을 사려고

시내에  쇼핑을 나간 적도 없다.

 

단 한 번, 작년에 저 빨간 드레스를 산 것을 제외하고는,

난 그것이 20달러라는 걸 알았지.
그것은 특별히 내 자신을 위해 주문한 것도 아니었어.

난 세탁소에 돈을 내러 가는 중이었지.
어쨌든 난 이  큰  상자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네 아버지가 말했지.

"당신 그런 옷을 어디에 입고 가려고 그래?
오페라라도 보러 갈 거야?

네 아버지가 맞았다.
난 그 옷을 옷가게에서 한번 입어 본 것 말고는 한 번도
입을 기회가 없었어.

 

밀리야, 난 언제나 생각했었다.

이 세상에서 내가 내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으면 

저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이 나에게 돌아온다고, 

하지만 난 그것을 더 이상 믿지 않아.
난 생각한다.
신께서는 우리기가 지금 여기에서 모든 걸 갖기를 바라신다고.

 

너에게 말하고 싶다, 밀리야.

만일 어떤 기적이 일어나 이 병상 에서 내가 일어나게 된다면 넌 완전히 다른 엄마를 보게 될 거다.

왜냐하면 난 달라질 테니까.
아. 나는 내 차례를 너무도 오랫동안 무시했다.

어떻게 내 차례를 주장해야 하는지도 거의 잊었어. 하지만 난 배울 테다. 밀리야 난 배울 거야"

 

엄마가 임종의 자리에 누워 계시는 동안 엄마의 빨간 드레스는 옷장 속에서

엄마가 평생 동안 입은 낡은 옷들 사이에 깊이 베인 상처처럼 걸려 있었다.

 

엄마는 나에게 남긴 마지막 말들은 이러했다.

"내게 약속해다오. 밀리야.
넌  엄마의 뒤를 밟지 않겠다고. 그것을 약속해다오."

 

난  약속했다. 엄마는 숨을 한번 들이 쉰 다음 자신의 차례를 택해 세상을 떠나셨다.

                                             -작자 미상, 캐들린 코린슨 박사 제공-

 

엄마인 나로, 여자인 나로 이 글을 읽으며 딸과 며느리에게 이 글 들려주고 싶다.

헌신과 희생을 강요받는 요즘 세대는 아닐지어도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는 이 세상 엄마들의

희생과 헌신과 수고를 한 번쯤 돌아봐주길 바래본다.

지금 곁에 있는 엄마의 그 노고에 고마움을 담아 한 번쯤 꼬옥 안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도 당당히 챙기는 멋진 엄마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옮겨본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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